의외의 결과

HK씨와 이삭토스트

youlmoo 2010. 4. 23. 00:01

상수동에 살지만 상상마당을 몰랐던 내 유일한 (가까운)동네친구 HK씨와 퇴근길에 역으로 향하다가 문득 잠실역에서 파는 이삭토스트가 너무 먹고 싶다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걸어갔다. 도착해서 향긋한 빵냄새에 둘다 행복한 기운에 빠졌고 바삭하고 달콤한 토스트를 한입한입 베어물었다. 커피우유까지 사먹고 교보문고를 기웃거리다가 역시나 책은 인터넷으로 사야한다고 다짐하는 나와 달리 오늘도 책을 사겠다는 북쇼퍼홀릭 HK씨는 키다리아저씨란 영어+한글 책을 사셨다. 그러다가 옆에 있던 책갈피가 눈에 띄어서 이것저것 다 파헤쳐서 요걸 골랐더니 사주셨다. 고마워요..




페이지를 접을 때마다 지저분해져서 싫었는데 이건 책을 닫을때마다 표시할 필요도 없고 편하다. 금속재질로 된 건 더 비싸고 고급스러워보이긴 했는데 이게 괜찮아보였다. "장정일의 공부" 이 책 몇년전에 산건데 다시 읽으니까 정말 새롭다. 지하철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속도는 느릿느릿)


토스트도 얻어먹고 책갈피도 선물받은 나는 그녀와 기분좋게 수다를 떨며 집까지 왔다. 그녀와는 우연히 친해졌다. 날 "선화야... "라고 여린 목소리로 부르는 게 듣기 좋았던 것 같다. 지하철에서 우리는 솔직히 토스트가 좀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남은거 얼마나 조각조각 아껴서 먹었는줄 알아? "

 "아'~~ 저두요~~~"














죽어가는 내 화분.

뒤에 있는 건 이미 죽은 것...

친구가 힘들게 사다주고 간건데..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