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Puerto montt - 7.5

youlmoo 2010. 5. 9. 11:02
3일밤을 버스에서 보내고 오늘 칠레의 뿌에르또 몬뜨에 도착! 춥긴 좀 춥다. 운 좋게도 버스 3번 모두 옆 좌석에 사람이 없어서 마음껏 드러눕고 편하게 왔다. 오는 도중 어찌나 검문이 많은지... 페루에서 칠레 내려 올 때는 귤 하나 갖고 있던것도 못 가져가게 뺏더라.  페루 남부나 칠레 북부는 온통 사막 천지라 구경할 맛이 안 났는데 산티아고에서 뿌에르또 몬뜨로 오는길은 달랐다. 그동안 보지 못한 길쭉길쭉한 나무들과 푸른 초원, 한결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과 페인트 색이 바랜 나무집들... 뿌에르또 몬뜨는 산티아고에서 12시간을 남쪽으로 쭈욱 내려와야 있는 곳인데 과연 어떤 풍경의 도시일까 ...궁금해했다. 혹시 멀리 눈이 쌓인 산이 보이지는 않을까, 설마 빙하가 보이지는 않겠지... 칠레부터는 이제 사람이 차지 않아도 제시간에 출발을 하니까 정말 좋다. 웃기지만 버스에서 보여주는 영화도 수준이 좀 달라졌다. 이젠 좀 볼만하다...  침대보단 불편해도 나름 정신없이 잠을 자고 일어나면 보이는 창밖 새벽녘 풍경과 따뜻한 차한잔은 버스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 중의 하나다.  
아주 많이 춥지는 않은 듯 한데 사람들은 다들 패딩점퍼를 입고 있다. 칠레 사람들이 발음하는 스페인어는 불어같이 들리기도 하고 약간 웃기기도 하고, 아무튼 못 알아듣겠다. 뿌에르또 몬뜨에는 배를 타고 가야만 볼 수 있는 산 라파엘 빙하를 보러 가고 싶어서 왔는데, 지금은 이곳이 성수기가 아니라 운행하는 배가 있을지 알아봐야 한다. 숙소 돌아가기 전에 알아보고 오랫만에 편히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