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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첫번째.



ㅡ외할아버지.

지난주 엄마 생일이라 꽃도 사고 기분 좋게 청주에 가는데 외할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간암선고 받으시고 계속 입원해계셨긴 했지만 이렇게 금방이라니...

저번주에 충북대병원에서 본 모습은 정말 환자의 모습 그 자체였었는데.

병원밥이 너무 싱겁다고 투덜대시더니 우리가 사다준 카스테라빵을 너무나 맛있게 드셨었다.

장례식장에서 외할머니한테 들은 얘긴데

담당 교수가 거듭 내시경이랑 CT촬영을 지시하기에 하도 기가 막혀서 항의하고 환자 상태를 좀 제대로 보시라고 했더니

와서 보더니 "음. 며칠 못가겠네."  한마디 딱 하고 자리를 뜨더란다. 

어떤 사람들은 "의사들이 바쁘니깐, 사람 죽는건 하도 봐서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만할테지" 라며 이해해주려고도 하던데 난 정말 밉다.

의사가 환자에게 해주는 치료라는게 대단한 것 같아 보이지만

어쩌면 굉장히 한정되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진단와 치료 그외의 것은 난 신경쓰지 않겠다는투의 태도, 너에게 맘을 쓰는건 내몫이 아니거든 . 이런 발상을 하는 의사가 어째서 대학병원 교수로 살아남았는지 짐작이 가면서 너무 답답하다. 

아래 전공의 전문의들 시켜 논문 쓰고 케이스 보고하는데에 더 정신이 팔린 그런 인간이지.

죽어가는 환자, 그것도 자기 담당 환자를 대하는 데 있어서 

힘들고 불편한 것들은 피할수 있게 도와주는게 니 책임이잖아. 

한마디 말로 환자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위안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어째서 노력하지 않는지. 

얘길듣고 혼자 바들바들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