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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사물

evolution

진화

일반적으로 생물학자들이 생물의 진화(organic evolution)라고 일컫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장시간에 걸친 종의 점진적인 변화를 뜻한다. 

 

종(種,species)이란 무엇인가?

종이란, 서로 교잡 가능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동식물의 집단으로, 다른 집단의 구성원과는 교잡할 수 없는 것이다.

 

수백만에 달하는 종, 어째서 이토록 많을까?

이들 종은 기본적으로 다음 두가지 중 어느 한 가지의 방법으로 변화한다.

첫 번째, 유전자 빈도는 시간과 함께 변화한다.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고, 대부분 아주 많은 세대에 걸쳐 일어난다. 유전자 풀에서 일어나는 이런 점진적인 변화를 계통 진화(phyletic evolution)라고 하는데, 이는 새로운 종이 이전의 종을 대신해서 들어앉는 상황을 표시한다.

 

두 번째, 원래는 하나의 종이었는데, 종 분화(speciation)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두 종이 생겨난 것이다.

같은 종이었던 두 집단이 서로 다른 환경에 살면서 서로 너무 달라져 어떤 집단에 속한 개체는 다른 집단에 속한 개체와 교잡할 수 없기 되고 말았다.

종 분화에 관해, 몇 가지 전문적인 문제가 있다. 종 분화에는 '이질적인 환경', 즉 한쪽과 다른 쪽의 환경이 반드시 서로 달라야 한다. 바로 이질적인 환경이 있어도 일반적으로는 유전자 유동(gene flow)이 일어나기 때문에, 종 분화가 일어나는 일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인해 이 집단의 일부가 '지리적으로 분리'되면 자연 선택이 서로 다르게 작용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윽고 새롭게 진화한 종 사이의 교잡을 방지하는 생식 격리 기구(reproductive isolating mechanism)가 발생한다. 나중에, 오랫동안 존재했던 지리적인 장벽이 제거되고, 두 종이 물리적으로 접촉할 수 있어도 그 상태는 변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 전에는 우리도 침팬지와 같은 조상을 갖고 있었다. 어떤 종의 경계, 산맥이 융기했다든가 하는 일이 일어나고 선조의 집단이 분리되었다. 지금에 와서는 사람과 침팬지가 한 방에 있다고 해도, 침팬지와 짝짓기 할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들만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침팬지나 고릴라도 분명 우리와 똑같은 기분일 것이다.

 

 

 유전자 빈도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1.단일한 종 내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2.이 다양성 중에는 유전되는 것이 있다.

3.환경은 서로 다른 표현형에 서로 다른 효과를 미친다.

4.유리한 표현형을 만드는 유전자형은 환경에 의해 선택되고, 불리한 표현형을 만드는 유전자형은 제외된다.

 

즉, 환경으로부터의 서로 다른 작용에 의해, 세대에서 세대로 계속 이어질 특정한 유전자형을 가진 개체의 비율이 변화한다. 여기 주의할 점이 있다. 어떤 '개체'의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우연'이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하나의 표현형이 다른 것에 대해 유리하게 된다. 환경이 변하면 누구에게 유리한가도 변한다.

 

다시 정리해 보자:

유전자 재조합이나 감수 분열 같은 유전적 요인에 따라 집단에는 다양한 변이가 존재한다. 이 변이는 유전된다. 그런데 변이체의 생존율은 모두 같지 않다. 또한 서로 다른 변이를 가진 생물이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도 같지 않다. 자손을 남기는 데 성공할 가능성은 변이체에 따라 다르다. 성공활 확률이 큰 변이체는 다음 세대에 자신의 유전자 빈도를 높인다. 진화의 과정에서는 우연이 직접, 간접으로 일정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돌연변이(mutation)에 의한 '변화' 

 

서로 다른 품정의 개가 있다고 하고, 환경이 어떤 품종에 유리하다고 해도, 개의 집단이 갑자기 고양이 집단으로 변하는 일은 없지 않은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금 갖고 있는 대립 유전자의 새로운 조합이 아닌, 이 집단에 전혀 새로운 대립 유전자가 존재해야만 한다. 이때 어떤 집단이 새로운 대립 유전자를 갖도록 할 방법이 바로 돌연변이(mutation)다.

돌연변이란 DNA 염기 쌍의 배열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 변화의 결과, 새로운 대립 유전자가 생겨난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유발하는가? 우주선(우주로부터 지구로 솓아지는 고에너지 방사선의 총칭), 방사능 물질에 의한 방사선, 태양의 자외선 등등 다양한 환경 인자들이 이런 변화를 유발한다.

돌연변이는 단지 변화일 뿐이다. 변이의 종류와 변이가 일어날 때의 환경에 의해, 유리한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영향이 별로 없을 수도 있고,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

어떤 생물이 이전에 어느 정도나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는가에 따라, 변이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그리고 중립적인 효과를 미치게 된다. 돌연변이가 실제로 하는 일이란 환경이 작용할 수 있도록 재료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돌연변이의 효과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환경이다.

 

환경에의 완벽한 적응을 목표로 해서, 목적의식적인 노력을 한다든지, 일부러 어떤 일을 해본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 이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다.

 

 

우연의 중요성.

다윈이 자연 선택이라는 이론을 발전시켰을 때, 그가 주로 생각했던 것은 단순한 생존이었다. 죽으면 새끼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윈이 주로 생존이라는 관점에서만 생각했다면, 우리는 생식력까지 반영한 '적합성'이라는 관점에서 생각을 전개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다윈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또 다른 요소는 생존에 대해 우연이 담당하는 '직접적인' 역할이다. 건물이 무너진다고 했을 때, 생사가 여러분의 몸집이 크다든가, 키가 크다든가 하는 사실과는 상관없이, 어디에 앉아 있느냐 하는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생존자 중에 유전자 빈도가 높아진 것은 어떤 선택상의 유리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완전한 우연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연이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한 직접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윈은 우연의 중요성을 간과해 버렸다. 그러나 그는 진화에 대한 또 하나의 상당히 중요한 요소, 유전자 풀 속에서 매우 강력하게 형질을 형성하는 요소를 발견했다.

생존하는 데 필요한 형질과 배우자를 얻는 데 유리한 형질은 직접 1대1 대응을 이루지 않는다. 다윈은 배우자 획득의 과정을 자웅 선택(sexual selection)이라고 하고, 때로는 배우자를 얻는 데 유리한 형질이 생존에는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C o n t r o v e r s y 

 

동식물이 진화해 온 역사를 보고 최초에는 비교적 간단한 생물이었는데 그것이 점치 복잡해진 것을 알게 되면, "진화는 분명 '진보'다. 더욱 완벽한 것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누군가 그렇게 계획했음에 틀림없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우리가 보아 온 것처럼 적재적소에 일어난 우연이 마치 목적을 갖고 행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에서의 선택은 몇백만이나 되는 구조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고, 수십만이면 족하다. 세대가 흐름에 따라 선택의 폭이 좁아져 가는 것이다. 돌연변이로 생긴 어떤 아주 복잡한 구조가 다음 세대에 전달될 확률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환경이 특정한 표현형을 선택해서 그 특정한 표현형이 그 형질을 (유전자라는 전달 방법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할 확률을 높인다는 개념의 커다란 틀은 19세기 중반 찰스 다윈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다윈은 환경의 표현형에 대한 이런 식의 작용을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라고 했다. 이는 품종개량을 위한 인위적인 선택과 구별하기 위한 것이다.

인위적인 선택과 자연선택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인위적인 선택은 몸집이 큰 돼지로 품종 개량을 하는 것처럼, 목적을 갖고 이루어진다. 하지만 자연 선택에서는 커다란 몸집이 유리하면 '결과적으로' 몸집이 큰 멧돼지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 과정에 어떤 계획이나 목적이 있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 이 이야기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지난 100년간 진화론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보고, 그것들이 얼마나 복잡한가를 알면, '이것은 분명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절대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 이 일을 계획하고 창조했음에 틀림없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이는 매우 '합리적'인 관찰이다. 그러나 앞서서 살펴본 것처럼 합리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진실'은 아니다. 이와 달리 어떤 그럴듯한 설명이 있을지도 모른다.

 

'생물진화의 이론은, 신이 동물이나 식물을 창조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진화론은 신이 동식물을 창조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다. 진화론은 다른 가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신이 '반드시'동식물을 창조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신에 의한 생물의 창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신은 진화라는 기구를 통해서 그 일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신이 창조했다, 창조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출처: 판스워스 교수의 생물학 강의( by 프랭크 H.헤프너)  를 내맘대로 정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