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자유형의 손동작과 호흡을 배우는 중인데 자꾸 호흡을 할 때 몸까지 휙 돌아가서 균형이 깨지곤 한다.
그리고 난 천천히 배우고 싶은데 강사님이 약간 미간을 찌푸리면 엄청 긴장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옆 라인의 젊은 남자 수영강사가 꽤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야채스톡
'소박한 밥상'이란 책을 읽고선 야채 스프를 만들겠다고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양파를 8개나 냉장고에 들여놓고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양파는 보기만 해도 생긴것 부터가 그냥 싫다. 씹어먹는 건 더더욱 싫다. 하지만 야채스프엔 필수라기에... 형체를 없애기 위해서 믹서기로 사정없이 갈아버리니 속이 시원했다.
그걸 냄비에 넣고 당근 갈아둔 거랑 양배추, 토마토 간 걸 넣고 20분 끓이고서 면보에 걸러낸 즙만 '야채스톡'이라 명명하며 냉장고에 넣었다.
저 많은 양파를 어떻게 티안나게 음식에 넣어 먹고 없앨 수 있을지 고민이다.
입고다닐수 있는 옷을 만들자
재봉솜씨도 없고 패턴에 대한 것도 전혀 모르면서 '감'으로 옷을 잘라대고 있는 나.
빈티지를 좋아하다 보니까 수선할 일이 많은데 때론 수선집에 맡기기에 돈 아까운 경우들이 있다.
얼마 전엔 반팔 원피스를 민소매로 바꾸는 작업을 했는데 생각보다 수월해서 스스로 놀랐다.
제법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지만 몇번이나 입을 지는 의문이라, 괜히 이렇게 시간낭비하는건 아닌가 생각이 또 들지만
혼자 실패하며 배워가는 것 조금은 스릴있다.
오늘은 새로 주문한 초록색 실로 내 초록색 스커트를 고쳐보려고 했지만 아직 감이 안 와서 묵혀두고 있다.
면레이스로 된 예쁜 원단이라 아까운데, 그냥 수선집에 맡기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오피스 시즌8
여전히 미드 <오피스>는 재밌다. 시즌 8을 다 다운받았는데 세이버 회사에서 피라미드형 타블렛을 선보였고 플로리다에서 매장 런칭 기념 행사장에 짐과 드와이트, 스탠리, 에린, 캐시가 가 있는 동안의 얘기를 다룬 에피소드가 젤 웃기다.
오피스는 우리와 별 다르지 않아보이는 일상에서 마구 비명지르고 약간 미친듯한 멘탈을 가지기도 하고, 비겁하고, 숨기지 못하고, 민망한 그 모든걸 보는 이를 대신해서 해주는 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지난 주엔 <Felicity>란 98년도 미드를 봤는데 시즌2 보는데 주인공 하는 짓이 하도 답답해서 그만뒀다. 언젠간 다시 볼 지도 모르겠지만. 주인공 플리시티는 너무 오지랍이 넓고 뭔가.... 맘에 안든다.
남대문시장
울집근처에서 7013버스를 타면 서울역도 가고 남대문시장까지도 곧장 간다- 난 이 사실이 뿌듯해. 이 버스는 월드컵경기장이랑 시네마테크 kofa에도 가고, 그래서 이 버스가 참 맘에 든다.
기분좋게 버스를 타고 남대문시장에서 내렸다. 내 토이 카메라에 쓸 릴리즈를 사러 간거였다. 인터넷에서 5000원 정도 하길래 직접 가서 테스트도 해보고 남대문 구경도 하려고 간건데 막상 남대문시장에 가니까 사람도 너무 많고 덥고 가게는 많더라.
그냥 릴리즈만 보러 카메라가게에 들어갔는데 왠걸, 릴리즈 좀 엉성한거 하나를 어디서 꺼내시더니 그냥 가지라고 하는거다.
필요한 걸 공짜로 얻는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지난 토요일에도 광화문광장에서 아름다운가게 행사 이벤트로 기부물품 10개 이상이면 샌들(쪼리)을 준다길래 바리바리 싸들고 갖다 주고 KEEN 의 꽤 쓸만한 쪼리를 받았다. 수영다니면서 신을 슬리퍼가 필요했는데 이게 딱이었다!
명동
남대문에서 조금 걸으면 명동. 이 엄청난 외국 관광객들. 나이드신 분들이 특히 많은 것 같다.
MUJI 에서 세일을 하고 있었다. 여기 옷은 별로 볼 게 없고 주방도구가 맘에 드는데 꾹 참았다.
배가 고파져서 근처 미스터도넛에 가서 쬐만한 도넛하나 먹고 폰데링 두개는 포장했다. 난 미스터도넛 폰데링이 쫄깃해서 젤 좋더라~
그리고 롯데백화점 식품관에 갔다. 희한하게 그 많은 수입식품들 중에 드라이 이스트가 없었다.
바닐라향 설탕이 무척 사고 싶었고 (바닐라향이 솔솔 ~) 홍차도 사고 싶었는데 참았다.
세일하는 파슬리가루랑 프룬 말린거만 사서 나오니 벌써 6시
매봉역 3번출구
EBS스페이스 공감에서 스타리-아이드 공연이 있었다. 사촌동생님을 역에서 만나 EBS에 가서 티켓을 받고 근처에서 급히 저녁을 흡입했다. 샌드위치가 겁나 비쌌지만 달달해서 그런가 맛있었다. 지난 설에 청주에서 보고 오랫만에 만나서 내가 어찌어찌 놀면서도 잘 지내는지 얘기도 해주고, 앞으로 어쩔껀가도 얘기하고.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아인 항상 상대방의 말에 끝까지 집중해서 들어주는 다정한 면이 있다. 워낙 심성이 여리고 착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애인이 되면 참 좋을 앤데 대학 내내 여친이 없다. 이런~ ( 자꾸 난 사촌 동생과 사촌 오빠의 연애를 걱정하는건지 모르겠다. 정작 문제는 나인데)
스타리 아이드
" 어느덧 신체적, 사회적인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나 자신에 대한 불안이 끊이지 않는 우리 '어른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다정함이 스며있다. 청춘이 주는 다섯가지 덫을 표현한 최근작 [미안한 사춘기]와 전작들의 음악이 고루 펼쳐질 스타리아이드의 이번 공연과 함께 바로 지금 겪고 있는 우리의 오래된 사춘기를 벗어내 보자. (EBS space공감 소개글 中) "
일반 공연과 다르게 방송용 공연인데다, 관객 자리도 환하게 조명이 비춰지니 촌스럽게도 약간 긴장하고 있었다 나.
<파프리카>도 좋고 <밤비>, <Smith>가 특히 좋다. 덕님과 베이스양이 부른 <당신을 위한 파퓰러>도 음원으로 듣던거랑은 느낌이 새로웠다. she said " i'm afraid." i said "that's ok." 라는 파프리카 가사가 맘에 든다.
8월에 단독공연을 한다니 그땐 이 좋은 가사들 곱씹으며 따라부르리.
공연 끝나고 씨디에 싸인받으면서 덕님이랑 찍은 사진이 꼭 제대로 나오길 바래본다. (제발!)
그리고 우리가 어떤 얘길 했더라?
그앤 요즘 아침에 영어 학원을 다니는데 거기서 리스닝용으로 빅뱅이론을 틀어준단다. 시즌1보다 시즌2는 재미가 덜한 것 같다는 평이다. 그리고 집에선 옛날 영화를 다운받아 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요즘은 그저 집에선 미드(주로 오피스와 빅뱅이론)를 보고, 가끔은 다큐멘터리를 본다고 했다. 빅뱅이론은 에이미가 나오고 부터 별로 재미가 없어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일본에 있는 쌍둥이 여동생 얘기도 했다. 그앤 8월에 한국에 오지만 다음번엔 미국행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기에 좋은 생각이라고 얘기해줬다. 나이많은 남자를 사겼었는데 이번에도 6살 많은 남자를 사귀는 것 같다고 그런다. 그앤 늘 연애에 있어선 적극적이다. (그래, 잘하고 있어)
지난달에 다녀온 일본 교토가 좋았다고 했다. 일본은 교통비가 너무 비싸서 놀랐지만 혼자 살기엔 왠지 좋아보였단다.
그리고 노트북이랑 wifi 관련 질문들... 얘가 컴공학과다 보니 자꾸 묻게 된다.
이거 어떤 대학교 과티라고 그래서 첨 보고 엄청 웃었었다.
IT관련학과 전공자들의 고충을 나타내는구나...
일 안하니까 어떠냐고 묻길래, 물론 좋은데-내 하루하루를 오롯이 가질수 있어서-
'잠'에 대한 갈망과 달콤함이 '잠'의 풍족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게 좀 아쉽다고 말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