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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안개


김수용 감독 영화를 본적도, 눈여겨 생각해 본적도 없었으니까

그냥 한국 고전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건 어떤 기분일까 알고싶어 집을 나섰다.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는 영화가 공짜---

1965년 작 '갯마을'을 4시에 보는데, 영화 시작 전에 김수용 감독이 나와서 평론가 김영진씨와 함께 인사를 했다. 몇번 GV상영을 봐왔지만 영화 시작전에 인사하는건 처음이라 엄청 친절하시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내 영화를 보러 주말에 시간을 내어 와줘서 고맙다.고 씩씩하게 말씀하시는게 시원시원했다.

 

'갯마을'을 보고, 관객대화를 듣고 나니 왠지 이번 기회에 그의 영화를 더 보고 가야할 것만 같아서

집에 돌아가겠다는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67년작인 '안개'까지 보게됐다.

식상할 줄 알았던 영화는 여러 장면에서 나를 놀랍게 했다. 어떤때는 펠리니의 8과 1/2을 보는 것 같고

어떤 때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같을 때도 있고, 내눈에는 멋진 장면이 꽤나 많았다.

갯마을의 앞부분도 인상깊은 장면들이 있었지만 안개는 정말이지 한장면 한장면을 즐기며 재미있게

봤다.

김수용 감독이 나와 한자리에서

자신의 영화를 두편이나 연이어 보고 가는 모습이

 너무너무 멋지고 기분 좋았다.

나야말로 고맙다고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