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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결과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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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학기 즐겨찾던 옥상 그리고 마지막 폴라로이드 필름


니가 쓰던 폴라로이드 필름이 이제는 이렇게 크지 않고 반토막이 난 걸 쓰게 되었다는 걸 알았어 오늘에야.
새로운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샀겠구나 길을 건너다 문득 생각이 들었지. 책을 읽다 우연히 니가 찍어준 사진들이 떠오른거야. 별거 아닌거 같지만 가끔 주변에 신경스지 않는 나를 보면 좀 무서워. 깨어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자고 있는 혹은 죽어 있는 사람같다는 느낌에 고개를 휘이 젓고 정신을 차려보지.
무심한 나... 그러고 보니 더 고마운 너 으흑 나같은거 오래오래 챙겨주는 사람들 정말 복받아야해


전혜린의 책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에서 그녀가 말한 혼자 자란 아이에 대한 얘기는 내게 공감이 가면서도 어떤 의미로는 충격이었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거기서 보면 전혜린이 이렇게 말한다. "혼자 자란 아이는 사랑을 받을 줄만 알고 주는 법을 모른다" 혹은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고 했던가... 이 부분을 읽고나서 [나에게는 문제가 있다] 뭐 이런 식의 각성까지는 아니라도 나와 내 주변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고 해야하나. 친구는 고맙게도 동의해주지 않았지만. 이건 꼭 내가 외동이라서 그런거라기 보다는 내 성격과 그런 조건들이 작용해서 소통부재의 상황이 온건 아닐까 혼자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나아졌냐고? 이제는 그런것과 상관없이 이러나 저러나 내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조금씩 배워가는 중인 것 같다. 여전히 나는 자신을 최우선으로 두고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