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꾸스코에 도착! 마추픽추가 있는...
볼리비아에서는 마지막으로 코파카바나에 있었는데 거기서 일일 투어로 이슬라 델 솔 이란 델 다녀왔다. 투어회사가 꽤 많아서 어딜 갈까 고민하며 한참 탐색하다가 왠지 마음 좋아 보이는 아줌마가 있는 조그만 투어회사 사무실을 골랐다. 투어비도 싸고 3시간 동안 그리 힘들지 않은 트레킹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코파카바나 동네 자체가 티티카카 호수에 둘러싸여 있어서 굉장히 예뻤는데, 특히 내가 묵은 숙소의 전망이 무지 좋아서 며칠 더 묵고 싶을 정도였다. 숙박비는 2달러도 안됐고 숙소 주인도 굉장히 재밌었고, 직원 남자애도 무지 착하고 뭐든 도와 주려고 해서 넘 고마웠다. (팁을 주지 않고 온 걸 후회하고 있다.) 숙소에선 일본인 여행자랑 만나서 얘기도 좀 했는데 5개월째 남미 여행을 했단다. 그 숙소가 일본인들에게는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남미는 6개월 정도 여행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그만큼 볼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곳이니까...ㅎ 코파카바나에서 바로 꾸스코 가는 버스를 탔다. 이슬라델 솔 투어를 신청한 투어회사에서 했는데 처음에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어린 여자애만 있었다. 조그만 애가 넘 귀엽구 나 앉으라고 의자도 갖다주면서 엄마 올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데 내가 갖고 있던 스마일 스티커를 줬더니 좋아하면서 자기가 갖고있는 책 여기저기에 붙이고는 보여주며 자랑했다.
쿠스코까지 가는 버스는 다이렉트라더니 뿌노에서 내려서 2시간을 기다린 후에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버스도 후지고... 사람들이 잘 안 타니까 일부러 일괄적으로 계약해서 코파카바나투어회사들이랑 뿌노버스회사가 이용해 먹나보다. 그래도 뿌노에서 좋았던 건 구제 시장을 구경할 수 있었던거다. 구제옷 구경이라면 몇시간이라도 집중해서 열심히 할 수 있는 나로썬 이 기회가 무지 기뻤다. 엄청 많은 상인들이 멋진 티티카카 호수를 배경으로 끝없이 모여있었고 많은 옷들이 아버크롬비나 바나나 리퍼블릭 등 미국 브랜드들이 많았다. 오히려 한국 구제가게보다 낫다. 다만 냄새가 좀 나서... 그래도 얇은 니트 하나 4솔 (1200원)에 건지고 밥도 해결하고 더 구경하고 싶지만 아쉬운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쿠스코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 7시 도착 예정이었으면서... 버스는 중간에 여기저기 너무 자주 섰고 12시간 넘게 뒷 자리에 앉은 꼬맹이의 칭얼거림을 몇십분 간격으로 계속 들어야 했다. 무슨 일만 있으면 칭얼대고 우는 체 하는데 교육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어디 아픈게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내가 정말 싫어하는 앞의자 차기까지... -_-) 여행하면서 안좋은 건 짜증이 나고 불쾌해도 뭐라고 불평할 수가 없다는 거다. 그 사람들의 생활습관이랑 문화는 나랑 다르니까... 꾸스코에 도착해서도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터미널에서 숙소 직원을 따라 택시를 타고 숙소 앞에 내렸는데 나보고 택시비를 내란다. 4솔... 3솔만 냈지만 이런 경우는 들어본적이 없는데...( 대부분 숙소에서 내준다. ) 숙소 프런트에 들어서자 온갖 인종들이 모여서 히히덕대고 있었다. 나에게 한명이 hola!하고 인사를 하자 (나도 인사를 했고) 주변 인간들이 크큭대며 웃는다. (아...끓는다...가끔 이런 밥맛인 떼거지 여행자들을 만난다.) 프런트에 있는 직원도 나를 앞에 두고 오기전에 처음 협상한 숙박비가 너무 낮다며 둘이서 한참을 싸우듯 얘기한다. 여긴 하룻밤만 자야겠다.. 하고 있는데 숙소 주인이 오더니 몇분동안 마추픽추 투어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을 해준다. 가격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1일 투어비가 150달러... 마추픽추까지 가는 교통편이 기차로 제한되어 있어서 그 기차비가 왕복 100달러를 호가하기 때문이라는데, 아.. 마추픽추를 봐야하나..아직도 고민이다.
1년도 아닌 1달에 1cm씩 주저앉고(적절한 표현이 생각이 안난다..)있다는 마추픽추, 온갖 여행자들로 북적일 그곳을 가야하나...
어쨌든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일찍 돈을 환전해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숙소에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생각해보니 저녁에 사먹은 물값을 안냈다. 500원정도 였는데... 왠지 고소하다.
라틴문화기행이라는 여행책에서 저자가 추천한 숙소를 찾았는데 굉장히 좋다. 꾸스코 시내와 아르마스 광장이 내려다 보이고 가격도 저렴하고(5천원) 주인도 친절하고 방도 깨끗하다. 며칠 새에 내 몸에 붉게 작은 물린 자국이 발견되고 있는데 혹시 빈대.. 가 아닐까 걱정하며 오늘 3킬로나 되는 옷을 세탁소에 맡겼다. (이상하다.3킬로까지는 안될것 같은데... 아깝다. 3천원...ㅡㅜ) 꾸스코의 신기한 모습 중 하나는 전통복장을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들이 야마를 데리고 다니며 카메라 든 여행자들에게 사진찍기를 요청하는거다. 1솔(300원)정도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ㅎㅎ 나는 그냥 인터넷에 떠다니는 사진으로 만족하련다.
사람들이 하도 자기들을 맘대로 찍어대니까 작정하고 나선게 아닐까 싶다. 나같아도 내가 신기하다고 막 사진 찍어대면 돈벌러 나서지 않을까? ^^ 아무튼 꾸스코는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 여행자들과 상인들로 넘쳐난다. 그래도 올 만한 곳인 것 같다. 아깐 숙소에서 헝가리인 투어 가이드를 만났는데 나에게 한참을 자기 투어에 대해서 홍보했다. 정글이나 전통가옥에 사는 사람들과 친분이 있어서 자기 투어는 특별하다고...픕..
오늘부터는 스페인어 공부를 좀 더 하려고 책사러 간다. ㅎㅎ여기 책값 비싸다던데 얼마나할지... 쿠스코에서는 일주일 넘게 머물꺼다. 물론 또 언제 마음이 변할지는 모르겠다.
쿠스코는 택시들이 거의 모두 티코다.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신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