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컨디션도 좋았구, 키토의 아기자기한 길을 걸으며 기분도 좋았는데...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서 책 읽다가 가방 도둑맞았다. 그것도 정말정말 어이없게... 주변신경 안쓰고 있는 사이에 뒤에서 내 옷에 살사 소스를 뿌리고, 앞에서 다가와서는 닦아주는 척 하면서 가방을 슬쩍 한거다. 무방비상태로 털린 걸 한참 뒤에 알았던 어리석음에... 정말 속상하다. 돈은 한 50불에서 60불 정도...국제학생증카드, 체크카드 하나, 오늘 산 목걸이랑 수영복, 스페인어 문법책(비싼데!), 키토 지도.
돈 보다도 다른 게 아깝다. 지갑만 훔쳐가지!!! 볼리비아에서 산 지갑 두개와 아껴 들고 다니던 가방은 ...ㅜㅜ 역시 무슨 일이든 방심하고 있을 때 일어나나보다.
어쩌면 한번쯤은 일어났을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빨리 잊고 싶지만... 지금은 그냥 답답하기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힐 방법을 모르겠다. 말도 안통하니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한다.
별것 아니니 잊어버리자. 잊자 잊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