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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김영진 -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영화를 스크린으로 봐야 진정으로 맛을 알 수 있다고 하는 대개의 말은 거짓이다. 사실, 대다수 흥행작은 비디오나 DVD로 봐도 전혀 감흥을 받는데 지장이 없다. 시리즈와 같은 현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스크린에서 보는 것보다 홈시어터를 통해 DVD로 보는 것이 더 큰 흥분을 주기도 한다. 여기에 예외가 있다면 영화라는 매체를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게 된다는 것을 아예 상상할 수 없었던 무성 영화, 또는 텔레비전이 따라 올 수 없는 스크린 사이즈로 관객을 압도하는 고전 영화들이다. 나는 구식 영화애호가는 아니며 솔직히 극장에 가는 것보다는 컴퓨터 모니터로 영화 보는 걸 더 즐기는 게으른 영화평론가에 가깝다. 하지만 때로 영화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크린에서 확인하는 감동의 실체를 경험할 때라고 .. 더보기
안개 김수용 감독 영화를 본적도, 눈여겨 생각해 본적도 없었으니까 그냥 한국 고전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건 어떤 기분일까 알고싶어 집을 나섰다.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는 영화가 공짜--- 1965년 작 '갯마을'을 4시에 보는데, 영화 시작 전에 김수용 감독이 나와서 평론가 김영진씨와 함께 인사를 했다. 몇번 GV상영을 봐왔지만 영화 시작전에 인사하는건 처음이라 엄청 친절하시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내 영화를 보러 주말에 시간을 내어 와줘서 고맙다.고 씩씩하게 말씀하시는게 시원시원했다. '갯마을'을 보고, 관객대화를 듣고 나니 왠지 이번 기회에 그의 영화를 더 보고 가야할 것만 같아서 집에 돌아가겠다는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67년작인 '안개'까지 보게됐다. 식상할 줄 알았던 영화는 여러 장면에서 나를.. 더보기
떡볶이 손가락 산발한 머리로, 아침 출근 길에는 거의 바닥만 바라보며 이어폰을 끼고 구부정한 자세로 걸어간다 오늘아침 역앞에서 본 것은 떡볶이이기 이전에 잘려나간 손가락이었다 그렇게 생각이 왜 들었을까 하고 웃었다. 더보기
경계도시2 개봉 전에 친구에게 이 영화를 보러가자고 했을때 친구는 처음 듣는 영화라고 했다. 경계도시 원 봐야 되는 거 아냐? 라며 걱정도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오늘 혼자 보고오고 말았다. 홍형숙 감독과 윤성호 감독의 관객대화도 있고 집에서 가까운 아트하우스 모모니까. 사실 씨네아트 선재에서 로랑캉테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온다는 '클래스'를 보러갈까 잠시 고민했었다. 두 시간이 겹치지 않았다면 분명 둘 다 갔을텐데 아쉽지만 잘한 선택이라는 건 진작부터 느끼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송두율이란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되었고,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보통 사람들은 물론 소위 지식인들도 범하게 되는 오류라던가 현대를 사는 인간들에게 주어지는 자유에 대해서라던가 뿐만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잊혀지는 누군가가 나.. 더보기
예스맨 프로젝트 예스맨 프로젝트란 책의 저자 중 하나인 앤디 비클바움의 인터뷰 특강에 다녀왔다. 그가 fake site를 만들고 각종 공식 행사에 초대받아서 가짜 임원으로 명의 보정을 하고 다니게 된 것에 대해서 그는 " by accident, it just happned. " 우연히 엄청난 기삿거리를 내고 나자, 의도적으로 더 큰 기삿거리들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기업에 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하거나 반대를 한다고 해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윤리적인 이유로 이윤에 반하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새로운 룰을 만들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게 하겠다는 목적으로 그가 택한 방법은 문제에 대한 언론의 주목을 끄는 것이었다. "소용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세.. 더보기
옥상달빛 파스타에 많이 나온 노래라는데 나는 처음들어서.. 쿵 짝.짝. 쿵 짝.짝. 왈츠리듬이 신난다 더보기
예언자 축 가라앉은 내 기분 만큼 하늘은 무겁고 어두웠다. 눈이 날렸고, 영화관엔 단 네 사람만이 영화를 보러 와 있었다. 배신당하고 힘없이 주저앉은 옛 권력자의 초라한 뒷모습과 그 루치아니를 바라보는 엘 제베나의 그 설명할 수 없는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열한시가 조금 넘었는데 밖에 사람이 정말 없다. 씨네코드 선재에 있는 조그만 게시판에 '봄'하면 생각나는 영화는? 뭐냐고 묻길래 마침 영화관에서 흘러나오는 루시드폴의 노래로 '버스, 정류장'을 생각해냈다. 흰 종이에 적어놓기는 그냥 ' 버스정류장 ' 이라고 써놨는데, 생각해보니 중간에 쉼표를 꼭 써 넣어야 했다. 아쉽다... 더보기
Maria rita 내 여행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브라질 상파울루...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상파울루에서 1박을 했다. 그때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 목소리에 매혹되어 버렸다. 갖고 있던 mp3에 바로 녹음을 했고, 레코드점에 가서 노래를 들려주고, 어떤 가수인지를 물었더니 바로 누군지 알겠다며 찾아 주더라. 남아메리카 나라들은 CD를 사기 전에 포장을 뜯어서 음악을 들어 볼 수 있게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사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속으로 화가 나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남미에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만 있는게 아니었다. 정말 무궁무진한 아티스트들이 자기만의 음악을 하고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남미 그 어느 곳보다도 브라질의 음악은 훌륭하다. 꼭 다시 가서 들어보고 싶다. Mari.. 더보기